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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30. -광주일보- 고등교육법을 제대로 지켜라-김진균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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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성균관대분회 작성일24-04-30 15:17 조회75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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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교육법을 제대로 지켜라-김진균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부위원장

 

2024년 04월 30일(화) 00:00 

 

 

작년 6월 대통령이 킬러문항을 없애라고 지시한 뒤 수험생들은 큰 혼란을 겪었다. 기출문제를 기반으로 출제 경향을 예측해온 학생들에게 킬러문항의 빈자리를 채울 유형이 무엇인지 새로 가늠해서 대비하기에 몇 달은 너무 짧은 기간이었다. 이런 혼란을 막으라고 ‘고등교육법’에는 대입전형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조항이 있다. 적용 학년도 4년 전에 교육부장관이 대학입학전형의 기본방향과 출제형식 등을, 2년 6개월 전에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 대입전형 기본사항을, 1년 10개월 전에는 각 대학에서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공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올겨울 치러질 2025학년도 대입의 기본방향은 2021년 2월, 기본사항은 2022년 8월, 시행계획은 2023년 4월에 확정 공표되어 있어야 한다. 물론 공표되어 있고 법령 위반 사실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입학정원이 갑작스레 변동되고 있어 수험생들은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올해 1월초 교육부는 2025학년도부터 신입생의 20~25%를 무전공으로 선발하는 대학에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학 1학년 과정에서 다양한 학문 분야를 탐구하고 2학년 때 전공을 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는 20여 년 전 도입했지만 실패한 학부제와 비슷한 측면이 있는데, 실패한 전철에 대한 대안은 없다.

 

분과학문의 격벽을 허물어 미래 사회의 변화를 감당할 수 있는 세대를 양성하자는 취지에는 찬성할 수 있지만 취지를 실현하기 전에 교육과 학문이 먼저 붕괴된다면 찬성할 수 없는 일이다. 교육부장관의 계획대로 모든 학생이 자유로운 선택권을 갖게 된다면 돈을 가장 많이 벌 수 있는 전공으로 선택이 집중될 것이다. 학생들이 몰리는 학과는 콩나물 강의실에서 교육의 붕괴를 겪게 되고 학생들의 외면을 받는 학과는 텅 빈 강의실에서 학문의 소멸을 겪게 될 것이다.

 

한편 작년 말 정부는 의대 정원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방 의료 공동화, 고령화 대응 부족, 소아과 진료 대란, 응급실 뺑뺑이를 겪고 있는 국민들은 대환영이었다. 그러나 의료 정상화를 위한 의대 정원 확대에 원칙적으로는 찬성하더라도, 그 전에 먼저 의료 현장이 붕괴되고 의대 교육이 단절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의사 집단 설득을 위한 노력도, 집단 반발로 인한 의료중단 사태에 대한 대비도, 폭증할 의대생으로 과부하가 걸릴 교육 체계에 대한 지원 대책도 없이, 내년도 의대 신입생 2000명 증원이라는 근거를 알 수 없는 고집으로 극심한 갈등만 유발하는 이유는 짐작하기도 어렵다.

 

대학설립 운영규정을 개정하여 사립대학 자본이 대학 소멸 시대에 큰 손해 없이 투자금을 챙길 수 있게 해준 바로 다음 학과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무전공 입학 정책이 등장한 사실이 예사롭지 않다. 총선을 앞두고 떨어지던 대통령 지지율이 의대 증원 논란 와중에 일시적으로 상승한 현상도 간과할 수 없지만, 지금 당장 가장 큰 문제는 반발에 밀린 정부의 후퇴 전략이 너무 무책임하다는 점에 있다.


무전공 제도의 입학 성적은 그 제도를 통해 선택할 수 있는 학과 중 입학 성적이 가장 높은 학과를 기준으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며 또 대학에서는 무전공 입학 정원만큼 기존 학과의 정원을 줄이게 될 것이다. 모든 학과의 입학 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한편 의대 커트라인으로부터 2000등 정도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는 수험생들은 올해 입시의 목표를 의대로 설정하고 준비하느냐의 문제로 갈등했을 터이다. 작년 입시 결과 그 정도의 성취를 얻은 학생 중에는 의대 정원 증원 소식에 재수를 결심한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들의 규모는 일류대학 한두 개의 입학생 규모에 필적할 것이다. 이들 변수가 모든 대학의 입학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저항을 감당하기 힘들다고 올해 무전공 입학 제도 도입을 대학의 자율에 맡기겠다고 하고 있으며, 의대 증원 규모도 대학에서 자율로 결정하라고 하고 있다. 책임을 각 대학에 떠맡기고 수험생을 불투명한 자율 속에 버려둔 것이다. 9월이면 수시 입시가 시작되는데 아직도 정원이 유동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대입전형 안정성이라는 ‘고등교육법’의 법률 정신이 배반된 것이다. 책임감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정부라면 후퇴 전략 속에서도 길을 찾고 명확한 정원을 제시해야 옳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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